- 석면 10~25% 함유돼 있어
- 20~40년 후 폐암 등 위험성

부산의 노후 슬레이트 지붕 밀집지역에 대한 석면 관련 건강영향조사가 처음으로 실시된다. 지금까지는 옛 석면공장 인근 지역에 대해서만 조사가 이뤄져 왔다. 1970년대 이후 전국의 지붕개량사업에 널리 사용된 슬레이트에는 10~25%의 석면이 함유돼 있다.

양산부산대병원 석면환경보건센터(센터장 강동묵 교수)는 환경부와 부산시의 지원을 받아 '노후 슬레이트 밀집지역 건강영향조사'를 시행한다고 28일 밝혔다. 대상은 남구 문현동 돌산길 일대 278세대(574명), 동구 범일5동 매축지마을 일대 1322세대(2461명)로 정해졌다.

문현동에 대한 조사는 30∼31일 이틀간 남구청 대강당에서 이뤄지고 범일5동은 다음 달 20, 25일, 11월 15, 22일 등 4차례에 걸쳐 매축지마을 내 제자로교회 2층에서 각각 무료 건강검진 형태로 진행된다. 부산에서는 2009년부터 연제·사상·사하·강서구 등의 옛 석면공장 주변(반경 2㎞ 이내) 지역의 석면 피해 및 영향 조사를 진행해왔지만, 슬레이트 밀집지역에 대해서는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이번 조사는 당일 흉부 X-레이 검사와 의사 진찰, 설문 등이 현장에서 먼저 이뤄진다. 이후 이상 소견으로 판정된 사람에 대해서는 CT와 폐 기능 검사가 시행된다. 모든 진료와 검사는 무료다. 최종 석면 관련 질병으로 진단되면 석면피해판정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환경성 석면피해자'로 인정된다. 이 피해자는 정부와 지자체로부터 매월 요양생활수당(29만5890원~123만2900원)과 요양급여(진료비) 등을 지원받는다.

이 같은 조사는 국내에서도 올해가 처음이다. 부산에 앞서 올해 상반기 경북 경주, 영천 북암면, 전남 구례 등의 노후 슬레이트 밀집지역에 대한 건강영향조사가 진행됐다. 강동묵 센터장은 "이들 지역 조사에서 검진인원 중 15%가 정밀검진 대상자로 분류됐다. 최종 결과는 정밀검사를 해봐야 알겠지만, 그동안 부산의 옛 석면공장 인근 지역 조사에서의 정밀검사 대상자 비율이 4∼7%였던 것과 비교해 매우 높은 수치"라고 말했다. 게다가 부산의 슬레이트 밀집도가 더 높으므로 해당 지역 주민들은 반드시 검진에 참여해 줄 것을 황용식 센터사무국장은 당부했다.

슬레이트는 닳거나 부서지면 내부의 석면이 공기 중에 흩어진다. 석면 먼지는 호흡을 통해 폐로 침투돼 20~40년 후 악성중피종, 폐암, 석면폐증 등을 일으킨다. 현재 슬레이트 사용은 전면 금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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